최근 한국의 과학계에서는 세계적 석학들의 연구 환경과 인재 유출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석자 교수인 생현택 교수는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노벨 화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올해 만 60세가 된 그는 여전히 네이처 등 유명 학술지에 열 편이 넘는 논문을 게재하며 왕성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대학원생 지도교수를 맡지 않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정년을 앞둔 시점에서 대학원생을 지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만 65세 정년을 앞두고 대학원생을 받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내에서 연구 인프라와 인재 육성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공계 석학들은 정년 이후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초끈 이론 등 물리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남긴 이기명 전 고등과학원 부원장은 올해 정년을 맞아 중국 베이징 응용수학 연구원으로 옮겼고, 수학 분야의 석학인 최재경 전 고등과학원 원장도 은퇴 후 홍콩과 프랑스를 거쳐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유공자 지원 제도의 한계
2016년부터 시행된 과학기술 유공자 지원 제도는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과학자들에게 명예를 부여하고 연구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여전히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선정된 유공자 중 75%가 이미 작고한 인물이며, 생존자 중에서도 대부분이 70세 이상인 상황입니다. 적극적으로 현역에서 활동 중인 연구자들을 유공자로 지정하여 그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고급 두뇌 유치 노력은 충분한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연구 환경의 개선과 인재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면, 중요한 연구 성과와 지식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연구 인프라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인재들이 국내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AI 개발자와 과학 인재의 해외 유출
AI 개발자 양기창 씨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 스타트업에 취업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기업들이 지나치게 잦은 조직 개편을 하여 한 가지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음을 언급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AI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는 가운데, 기초 모델 연구자가 설 자리가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결국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그는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자유로운 연구 환경과 엔지니어에 대한 존중 문화를 경험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투자 문화는 양 씨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투자 심사 과정에서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강하게 제기되는 반면, 미국에서는 먼저 "기술력이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연구자가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AI 인재 유출 문제와 해결 방안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인간중심 AI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수와 인재 집중도에서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인도와 이스라엘과 함께 AI 인재 유출이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기관과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캐나다는 2017년 세계 최초로 AI 국가 전략을 설정하고, 대학과 연구소에 AI 펀드를 집중 지원하며 AI 인재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한국 역시 흥미롭고 의미 있는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만 인재 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를 위한 과학 인재 육성의 필요성
한국의 과학계는 현재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국내에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정년 이후에도 그들의 지식과 경험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과학기술 유공자 지원 제도를 개편하고, 연구 인프라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한국은 다시금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인재 유출을 막고, 미래를 위한 과학 인재를 육성하는 데 있어 한국의 도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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